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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장례는 절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담임목사 목회칼럼 140
2026-09-26 21:43:49
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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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지난 2주간 두 가정의 장례를 인도했습니다. 한 가정은 신실하게 교회를 섬기시던 김홍기 집사님께서 새벽녘에 갑작스럽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셔서, 온 가족과 성도가 황망함에 잠긴 장례였습니다. 또 한 가정은 김명숙 집사님의 어머니께서 백 세의 세월을 채우시고 평안히 본향으로 돌아가신 장례였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자리였기에 눈물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장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제 마음에 남은 것은 슬픔만이 아니었습니다. 눈물 한가운데 세상이 줄 수 없는 미소가 있었고, 그 미소 뒤에 천국을 향한 소망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가정의 입관과 발인, 하관예배를 집례하는 동안 가족들의 얼굴에는 눈물과 미소가 함께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자라 신대원에서 공부하며 전도사로 사역하는 둘째 아들의 인사말이 귓가에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잘 드시지도 잘 걷지도 못하셨는데, 천국에서 마음껏 드시고 힘차게 걸으실 것을 생각하니 솔직히 기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밝게 전하던 그 고백은 살아 있는 신앙고백이었습니다.

관을 운구차에 모실 때는 늘 묵념을 하게 되어 마음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묵념 대신 기도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화장장 일정을 마치고 유가족과 성도들이 둘러앉아 식사를 나눌 때 흐르던 평온함도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은 고인을 하나님의 손에 맡겨 드리고, 남은 우리는 소망으로 살아가겠다는 고백처럼 보였습니다.

두 번째 가정의 빈소에도 은혜의 흔적이 짙었습니다. 7남매 대부분이 믿음의 길을 걷고 있었고, 입관예배 중에 눈물은 많이 흘렸지만 선포되는 말씀과 기도마다 한목소리로 아멘으로 화답했습니다. 백 년의 세월을 사신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총기가 흐려지지 않은 채 자녀와 손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기도하고 찬송하셨다고 합니다. 믿음의 유산이 다음 세대로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장례는 이 땅에서의 이별이기에 분명히 슬픕니다. 그러나 성도의 장례는 절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소망 없는 다른 이와 같이 슬퍼하지 말라고 권면했습니다. 죽음의 권세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슬픔의 자리에서 오히려 천국을 보여 준 두 가정의 모습은 우리 공동체에 오래도록 아름다운 본으로 남을 것입니다. 오늘 허락된 삶의 자리에서도 언젠가 맞이할 그 본향을 바라보며 담대히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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