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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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빈드영의 『나는 왜 이렇게 바쁠까』를 읽고
권 성 훈 담임목사
이번 여름휴가에 책상 한구석에 얹어두었던 책 한 권을 드디어 꺼내 읽었습니다. 케빈 드영 목사님의 『나는 왜 이렇게 바쁠까(Crazy Busy)』입니다. 평소 삶이 분주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실용적인 방법론을 기대하며 첫 장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시간 관리 기술서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왜 그토록 바쁘게 살아가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성경적으로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읽으며 제 마음을 깊이 두드렸던 몇 가지 묵상을 성도님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저자는 우리의 분주함 뒤에 숨겨진 ‘교만’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좋은 인상을 주고 싶고, 비호감으로 보일까 두려워 많은 요청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기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유한한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간의 한계 속에 사는 우리에게 ‘좋은 것’과 ‘더 좋은 것’을 분별하는 거룩한 포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조급함은 결국 ‘하나님처럼 되려는’ 교만일지도 모릅니다.
둘째, 스마트폰과 끊임없는 알림에 갇힌 현대인에게 ‘의도적인 멈춤’을 권합니다. 잠시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종이 책을 읽거나, 손 편지를 써보는 것입니다. 빠른 효율보다 천천히 가는 방식 속에서 우리는 영혼의 깊은 안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셋째, ‘휴식과 잠’에 대한 성경적 정의가 인상 깊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유한하고 연약한 존재로 만드셨고, 인생의 삼분의 일을 오직 하나님만 의지한 채 보내도록 하셨습니다.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제가 잠든 사이에도 세상은 주님의 손안에 있으며, 제가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고백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모든 바쁨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균형을 잡아줍니다. 사람을 알아가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관계를 쌓아가는 일은 복잡합니다. 누군가를 참되게 사랑한다면, 때로 바쁘고 힘겨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번 한 주간은 욕심과 두려움에서 비롯된 허황된 분주함은 내려놓고, 주님이 맡겨주신 이들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한 거룩한 수고로 삶을 채워가시길 바랍니다.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나의 유한함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거룩한 안식이 우리 모두의 삶 가운데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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